요즘 시중에선 요가 열풍에 이어 필라테스 바람이 불고 있다. 필라테스는 호흡 ·명상을 중요시하는 요가와 과학적인 스트레칭이 함께 어우러진 웰빙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독일 출신 미국인 조셉 필라테스(Joseph Pilates?880 ~1967)는 1차 세계대전 때 간호사로 일했다. 그는 병상에 있는 부상병들의 통증을 덜어주고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법을 고안했다.
병원 침대에 용수철을 달아 자신이 고안한 운동법으로 군인들의 재활에 도움을 줬다. 1920년대 미국으로 망명한 그는 그 운동을 자신의 이름을 따 필라테스라 불렀고, 뉴욕 맨해튼에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열었다.
그는 용수철이 아닌 전용 운동기구를 제작해 발레리나나 뮤지컬 배우 등 신체 활동이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운동을 가르쳤다. 그 후 60년 동안 필라테스는 무용수들이나 재활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신비로운 운동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80년 말 필라테스는 마돈나, 샤론 스톤 등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들의 몸매 관리 기법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필라테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형 헬스클럽이나 문화센터에선 대부분 필라테스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요가 비디오를 내놓았던 탤런트 최윤영이 지난 4월 내놓은 ‘요가&필라테스’ 비디오는 선주문으로 10만 장이 팔려나갔다. 최근엔 가수 이효리가 인터넷 사이트에 ‘필라테스 다이어트법’을 선보였다. 7월 초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필라테스는 복장과 자세만 보면 일반 스트레칭이나 맨손 체조 같은 느낌이다. 움직임이 다소 정적이어서 요가와 비슷하기도 하다.
전홍조 한국필라테스 협회장은 “필라테스는 호흡과 스트레칭도 중요하지만 온몸 구석구석에 있는 근육들의 움직임을 느끼는 데 초점을 맞춘다”며 “조그만 근육들이 서로 분리돼 움직이기 시작하면 구부정하거나 어깨가 처지는 나쁜 자세들도 쉽게 교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골프 초보자의 자세를 잡는 데도 필라테스가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필라테스는 매트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육체적 건강 상태와 나이에 따라 단계가 있고 그에 맞는 운동 프로그램이 있다. 처음에는 매트 위나 의자에서도 간단하게 할 수 있지만 단계가 올라갈수록 전용 기구를 이용해 온몸의 근육을 사용하도록 한다.
같은 운동을 반복하는 법은 없다. 운동 동작은 단순하지만 매우 절제된 동작을 요구한다. 전 회장은 “느릿느릿 몸을 움직이도록 하는 ‘슬로 엑서사이즈(Slow Exercise)’의 대명사”라며 “동작이 계속 이어지고 쉬운 동작도 천천히 하기 때문에 땀이 날 정도로 운동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필라테스는 복부 ·허리 ·엉덩이를 일컫는 ‘파워하우스(power house)’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1년째 필라테스를 배우고 있는 윤영미 씨는 “운동을 한 후 시간이 지나면 차츰 자신의 근력과 유연성이 파워하우스로부터 나오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며 “단순히 건강한 느낌뿐 아니라 신체의 외형적인 변화도 함께 온다”고 말했다.
정신 수양과 명상 효과도 필라테스가 가진 장점이다. 요가처럼 독특한 호흡법으로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필라테스 프로그램에선 배가 아닌 옆구리와 등으로 호흡한다. 동작을 취할 때는 깊게 호흡하고 숨을 참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숨을 깊이 들이마셔 폐에 공기를 채운 다음 숨을 완전히 내뱉는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에겐 자연적으로 다이어트 효과를 가져다준다. 필라테스로 살은 줄여주고 근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물론 근육 크기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펑퍼짐한 살을 탄력 있게 조여주는 것이 필라테스의 효과다.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필라테스를 하는 것도 척추를 세워주고 가늘고 긴 근육을 생기게 해 외양적으로 늘씬하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 때문이다. 실제로 키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커보이도록 한다는 것이다. 전 회장은 “필라테스는 하루에 50분 정도 1주일에 2, 3회씩 하면 된다”며 “신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활기찬 기분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